지난 9일,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주선한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이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반공청년단의 산하 조직으로 알려진 '백골단'은 대통령 관저를 지키겠다는 명목 아래 활동을 예고했지만, 그 명칭과 배경이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백골단" 역사적 맥락과 논란의 시작
백골단이라는 명칭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운동을 진압했던 사복 경찰 부대의 별칭에서 유래했다. 당시 경찰은 청바지와 하얀 헬멧을 착용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으며, 이로 인해 민주주의를 억압한 상징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반공청년단은 백골단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관저 주변에서 정찰 및 감시 활동을 예고했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강한 이미지가 필요한 시점이라 백골단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며 "폭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오히려 정치권의 비판을 더욱 가중시켰다. 특히, 야당과 시민사회는 "백골단의 부활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김민전 의원의 역할과 사과
김민전 의원은 이날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하며 논란의 한가운데에 섰다. 김 의원은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를 대변한 것"이라며 이들의 기자회견을 옹호했지만,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창진 부대변인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김 의원의 책임을 강하게 물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백골단의 역사적 의미를 모르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백골단의 활동 예고와 시위 취소
백골단은 기자회견 당일 오후 6시 30분 대통령 관저 앞에서 도열 시위를 예고했으나, 논란을 의식한 듯 이를 취소했다. 김정현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며, "백골단이라는 명칭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백골단은 자발적으로 결성된 2030 청년들로 구성됐으며, 하얀 헬멧과 방독면 등을 착용해 방어적 목적의 장비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공권력을 방해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일부 대원들이 민주노총 시위대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시사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정치권의 엇갈린 반응
여당은 백골단의 등장을 두고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청년들의 의사 표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야당은 이를 "정치적 방패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간주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정치깡패의 부활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에서도 김민전 의원의 행동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준석 의원은 "김 의원의 행동이 사회 불안을 조장했다"며 당 차원의 입장 정리를 촉구했다.
논란의 본질과 향후 전망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단체의 활동을 넘어 한국 정치권의 갈등과 청년 세대의 정치적 동원의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백골단이라는 명칭은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의 상징적 의미를 무시하고 선택된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크다. 김민전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백골단과 관련된 논란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반공청년단과 백골단의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지켜볼 대목이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동원의 방식과 명칭의 역사적 맥락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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